창문을 닫았는데도 자동차 소리가 들리는 이유 (유리, 창틀, 틈새)
창문을 모두 닫았는데도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또렷하게 들릴 때가 있습니다. 두꺼운 복층유리까지 들어간 창인데 왜 소리가 계속 들어오는 걸까요?
이럴 때 창문을 하나의 커다란 유리판이라고 생각하면 원인을 찾기 어렵습니다. 실제 창호는 유리뿐 아니라 창짝과 창틀, 잠금장치, 패킹, 창틀과 벽이 만나는 부분까지 여러 요소가 결합된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창문을 닫은 상태에서 바깥에서 안쪽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어디를 통과할 수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후보는 당연히 유리다
창문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것은 유리입니다. 외부에서 발생한 소리는 유리에 닿으면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유리를 진동시켜 실내 쪽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리의 구성은 창호의 차음성능에 영향을 줍니다. 한 장의 유리인지 여러 장으로 구성됐는지, 각각의 유리 두께와 사이 공간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등에 따라 음향 특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좋은 유리를 사용했다고 해서 창 전체의 차음성능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유리 한 장이 아니라 유리가 끼워진 완성된 창호이기 때문입니다.
유리의 가장자리에 가면 창짝과 창틀이 나온다
시선을 유리 가장자리로 옮기면 창짝과 창틀이 맞닿는 부분이 나옵니다.
창문은 열고 닫아야 하기 때문에 벽처럼 모든 경계가 고정되어 있을 수 없습니다. 닫았을 때 창짝이 창틀에 밀착되고, 패킹이나 기타 기밀 부재가 그 사이를 막아주는 방식으로 구성됩니다.
이 부분이 제대로 밀착되지 않으면 미세한 틈이 생길 수 있고, 그 틈은 외부 소리가 실내로 전달되는 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
창문을 닫기만 했을 때와 잠금장치까지 제대로 채웠을 때 외부 소리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면 창짝의 밀착 상태도 살펴볼 만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눈으로 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창호의 차음성능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외풍이 느껴진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소음의 원인이 그 틈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창틀까지 멀쩡하다면 어디를 봐야 할까?
이번에는 창틀의 바깥쪽 경계를 살펴볼 차례입니다.
창호는 건물의 벽에 설치됩니다. 즉 창틀과 벽체가 만나는 접합부가 존재하고, 이 부분 역시 창 전체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성능이 좋은 창호를 사용하더라도 창틀과 벽이 만나는 부분의 기밀과 마감 상태에 따라 실제 설치된 창의 성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창문 소음을 볼 때는 유리 → 창짝과 창틀 → 창틀과 벽의 접합부처럼 범위를 바깥쪽으로 넓혀 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창문을 바꿨는데도 소리가 남는 이유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외부 소리가 실내로 들어오는 길이 창문 하나뿐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외벽에 설치된 환기용 개구부나 기타 설비 관통부가 있다면 별도의 공기전달 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 건물의 구성에 따라서는 외부에서 발생한 진동이 구조체를 통해 전달되어 실내에서 소리로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창호 성능을 높여도 다른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소리는 그대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창호를 교체했는데 기대만큼 조용해지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새 창문의 성능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어떤 경로가 전체 소음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두꺼운 커튼은 왜 자동차 소리를 완전히 막지 못할까?
외부 소음 때문에 두꺼운 커튼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커튼 같은 섬유 재료는 실내에서 반사되는 일부 소리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창호 자체의 틈을 없애거나 유리와 창틀의 차음성능을 대신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커튼을 설치한 뒤 방 안의 울림이 조금 달라졌다고 느낄 수는 있어도 그것을 창호의 차음성능이 크게 높아진 것과 같은 의미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차이를 알고 나면 외부 소음 문제에서 왜 무조건 흡음재나 두꺼운 천부터 붙이는 방식이 답이 아닐 수 있는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창문이 아니라 ‘창 전체’를 봐야 한다
창문을 닫았는데도 외부 소리가 들릴 때는 유리 하나만 범인으로 정하기보다 소리가 지나올 수 있는 경계를 차례로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넓은 유리에서 시작해 창짝과 창틀이 맞닿는 곳으로 이동하고, 다시 창틀과 벽체의 접합부까지 범위를 넓혀보는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창호 밖의 다른 개구부와 전달경로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창문을 닫았다고 해서 소리가 들어올 길까지 모두 막힌 것은 아닙니다.
외부 소음을 줄이는 첫 단계는 무엇을 덧붙일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된 창호와 그 주변에서 어느 부분이 실제 전달경로가 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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